본문 바로가기

사 설

[최순우의 세상 돋보기] 수능을 포기한 아이들은 어디 있는가

728x90

[뉴스온라인 = 최순우의 세상 돋보기] 수능을 포기한 아이들은 어디 있는가

‘2022 대입수학 능력 시험’이 끝이 났다. 우리는 시험을 끝낸 수험생들은 해방감에 젖어 음주 가무를 즐기며 시험을 본 친구들과 술 한 잔을 기울이고 거리에서 음주로 인한 소란을 부리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다.

하지만 수능을 포기한 2만 명의 아이들은 어디에 있을까 불행하지만 사회는 그들을 돌아보지 않는다 아니 냉혹하게 얘기하면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수험생 자녀를 둔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시험을 잘 보라고 다독이지만 모든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른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수능시험은 대학을 가기 위한 관문이지만 사실 수능은 등급을 정해 밑에 있는 아이들을 잘라내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교회 목사와 부모들이 간절히 기도를 해도 해결될 수 없다.

 

목사도 부모도 모두 인간이 만든 제도 앞에 무력하기 때문이다. 물론 고등학교는 평준화가 됐지만 수능은 등급을 매기고 대학은 무섭게 서열화돼 있다.

 

해결할 수 없는 이 모순을 제도로 만들어 그 틀에 맞지 않는 아이들을 잘라내고 있다. 얼마 전 어느 한 매체에서 2만여 명의 학생들이 시험을 포기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시험을 포기한 아이들은 과연 고사장에 오지 않고 어디를 갔을까 어딘가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 방황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학교나 사회에서는 방황하는 2만여 명의 행방을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혹 그들을 잘라버리면 된다는 생각으로 또는 가르치는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

 

우리 사회와 교육은 여전히 잘하는 학생, 못하는 학생을 갈라놓는다. 그리고 끊임없이 과열경쟁 속에 몰아놓고 등급으로 무섭게 잘라내고 있다.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은 건강한 문제아들에게 무력감을 이길 희망을 사회는 제공하지 않아왔다.

사물은 고유한 운동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사물의 고정화된 개념을 가르치고 있다.

 

이제는 시험을 보지 않은 아이들 가운데 공부의 잘하고 못하는 것이 사회 계층을 분할한다는 개념화된 지식에서 벗어난 이들이 많이 나오기를 무력하게나마 바라는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허클베리핀처럼 기성체제에 반항하는 건강한 문제아들이 사회에 배출되어 우리 사회를 건강한 사회로 이끌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