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 일본이 연합국에 항복을 하였다. 한국은 카이로 선언과 그것이 다시 확인된 포츠담 선언에 의해서, 그리고 한민족의 오랜 투쟁을 통한 민족의 극복에 의해서 일제의 학정으로부터 독립을 맞이하였던 것이다.
외면적으로 보면 일본이 전쟁에서의 패배로 항복을 선언하며 얻은 해방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존재하지만 한국의 해방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이름 없는 영웅들이 있었다. 바로 독립군들이 바로 해방의 일등공신들이다.
독립운동가들은 일제로부터 국권을 빼앗긴 조국의 해방을 찾기 위해 허허벌판 만주벌판에서 간악한 일본인들과 싸우며 쟁취해 조국에 해방을 안겨주고 장렬히 전사를 했다.
하지만 해방이 되자마자 독립군 후손들은 친일파들의 탄압과 국가의 무관심으로 인해 어떠한 대우도 혜택도 받지 못했다.
해방된 뒤에도 독립군 후손들은 배를 곪아가며 이렇다 할 일자리도 구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로부터도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한 채, 7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독립군 후손들은 가난에 몸부림치고 있다.
이처럼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선조들의 희생을 고스란히 물려받고 있었다. 민족문제 연구소와 한 언론사가 조사한 독립운동가의 생활실태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조사 결과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 중 58%가 무직, 19%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학력은 대졸은 16%에 불과한 반면 중졸 이하와 무학이 50%를 넘었다. 이런 현실에서 약 60%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하층 생활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표적인 예로 독립운동가 권기일 선생은 엄청난 토지를 모두 처분하고 독립운동에 나섰다. 만주에서 일본군에게 무참히 살해된 선생이 남긴 것은 독립운동 당시 사용했던 도장 하나가 전부였다. 그의 후손은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안동의 항일 운동의 근거지로 사용됐던 석주 이상룡 선생의 고택인 ‘임청각’은 후손들이 찾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이석주 후손은 무려 10여 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집안. 이 과정에서 집안 장손 4대가 희생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후손들은 집의 명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석주 선생의 한 후손은 “독립운동가 10여 명이 나와도 집도 바로잡아 놓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다"라고 한탄했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나선 독립운동가들이 후대에 영화를 누리기 위해 가족들을 등진 채 자신을 희생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자신들이 모든 것을 던져 지키고자 했던 국가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한다면 과연 누가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하려고 나설까. 친일파 후손들의 땅 찾기 소송이 줄을 잇는 가운데 선조의 땅 찾기를 포기한 한 독립운동가의 외침은 이 땅의 씁쓸한 현실을 보는 듯했다.
“친일파 후손들은 법의 보호를 받아서 땅을 찾고 독립운동한 사람은 법이 없어서 땅을 못 찾는다. 어떻게 매국노의 재산은 법이 뒷받침되어서 찾을 수 있고 독립운동한 사람의 재산은 법이 없어서 못 찾아준다. 이게 나라라고 할 수 있나.” 권기영 독립운동가 후손이 남긴 말이다.
어느 국가든 자기 역사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외면하면 반드시 추악한 결과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지금 한국 사회가 해방 65년 동안 혼란과 갈등을 거듭하는 이유 또한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외면 또는 소홀함이 가져온 필연적인 결과일 것이다.
해방 77년, 이후에도 독립유공자들과 그의 후손들의 생활은 정말 눈 뜨고 못 볼 정도로 처참했고 오늘날까지도 그들은 지긋지긋한 가난에 벗어나지 못한 채 눈물로 또 하루를 살고 있다.
아무리 나라 살림이 어렵다 할지라도 이것은 아니지 않는가. 누구 덕분에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있으며 누구 덕에 밥 걱정 안 하고 자유를 누리고 살고 있는가. 아무리 어렵다 할지라도 이 나라 건국의 유공자들만큼은 먹여살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것은 최소한의 책임이 아닌 나라를 구한 영웅의 후손들에 대한 당연한 대우이자 그들이 물려준 땅을 빌려 살고 있는 우리 현대인들의 책임이자 의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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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우의 세상 돋보기] 77년 해방에서 고립된 독립군 후손들 > 뉴스 | 뉴스온라인 (news-on-l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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